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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제안서 작성법, Why부터 잡는 순서

제안서 작성법의 핵심은 목차를 채우는 게 아니라 순서입니다. 개발 문서 프레임워크 Diátaxis를 제안서에 대입해 Why·What·How·경험 순으로 쓰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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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명
백세명 RevOps 리더

영업 15년. 국내 SaaS 매출 20배 · SDR/BDR 조직 0에서 설계 · 세일즈 프로세스 시스템화. 축산 연구원에서 생명보험·공공입찰·SaaS로. 삼성SDS·한국예탁결제원 사내 세미나 연사.

제안서 순서 도식 — 회사 소개로 시작하는 목차와 Why로 시작하는 목차를 맞세운 그림

제안서에서 가장 먼저 고칠 것은 디자인이나 분량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대부분의 제안서가 회사 소개로 시작하는데, 고객은 우리 회사가 궁금한 게 아니라 자기 문제가 궁금합니다.

「제안서 작성법」을 검색하면 표준 목차를 알려주는 글이 줄줄이 나옵니다. 제안 개요, 회사 소개, 인력 구성, 기술, 재무. 목차는 알려주는데 왜 그 순서인지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습니다.

회사 소개부터 쓰면 무엇이 문제인가요

사업 제안서를 회사 소개부터 시작하면 읽는 사람이 아직 들을 준비가 안 된 자리에서 우리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제안서를 받은 담당자는 대개 이런 상태입니다. 위에서 「검토해 보라」고 내려왔고, 비슷한 문서가 두세 개 더 책상에 있습니다. 이 사람이 첫 장에서 확인하고 싶은 건 하나입니다. 이게 우리 문제를 다루는 문서인가.

거기서 다른 회사의 연혁과 조직도를 만나면 읽는 속도가 그냥 떨어집니다. 문서가 나쁘다기보다, 아직 내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제안서와 말솜씨가 영업 성과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는 영업 성공 요인 글에서 연구와 함께 다뤘습니다.

회사 소개로 시작하는 제안서와 Why로 시작하는 제안서의 대조

제안서 작성법의 순서는 어디서 가져왔나요

개발자들이 쓰는 문서 프레임워크에서 가져왔습니다.

얼마 전 Diátaxis라는 프레임워크를 봤습니다. 기술 문서를 잘 쓰기 위해 만들어진 틀인데, 읽다 보니 이건 제안서 이야기였습니다.

이 틀이 만들어진 배경은 단순합니다. 읽는 사람의 필요는 제각각인데, 쓰는 사람은 늘 한 덩어리로 쓴다는 것. 그래서 문서를 네 가지로 나눕니다.

Diátaxis무엇을 하는 문서인가
Explanation (설명)왜 이 방식인지 이해시킨다
Reference (기술 참조)정확한 정보를 준다
How-to guide (하우투)목표에 닿는 순서를 준다
Tutorial (튜토리얼)직접 해보며 알게 한다

사람의 이해를 돕고 방향을 잡아주는 일. 개발 문서가 하는 일과 영업 문서가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이 구분을 제안서에 Why → What → How, 그리고 경험 순으로 적용합니다. 기술 문서의 분류를 영업 문서에 옮긴 제 해석입니다.

사업 제안서 첫 장에는 무엇을 적나요

처음 쓰는 사람이라면 아래 네 칸부터 채워 볼 수 있습니다. 정해진 제출 양식이 없는 제안을 위한 작성 틀입니다.

첫 장의 칸적을 내용
지금의 문제누가 어떤 일을 하다가 어디에서 막히는가
바꿀 상태도입한 뒤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이번 제안의 범위우리가 맡을 일과 고객이 준비할 일은 각각 무엇인가
확인할 방법어떤 자료나 시험으로 제안이 맞는지 확인할 것인가

모르는 수치는 빈칸으로 두고 「고객 확인 필요」라고 적습니다. 고객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기 전에 절감 효과를 숫자로 채우면, 제안서가 가정 위에 쌓입니다.

Why에는 무엇을 쓰나요

왜 지금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왜 이 접근이어야 하는지를 씁니다.

여기가 앞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건 제안서이면서 동시에 고객 회사 안에서 돌아다닐 설득 자료입니다. 실무자가 이 문서를 들고 윗선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위에 가져가서 펼쳤을 때 첫 장이 우리 회사 소개면, 설득할 말이 없습니다.

What과 How는 어떻게 나누나요

What은 정확한 정보고, How는 고객의 경로입니다.

What(레퍼런스) 은 우리가 제공하는 것의 범위, 스펙, 조건, 일정, 가격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확함입니다. 부풀린 숫자와 애매한 범위는 계약 후에 전부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Why에 공감한 고객이 「그래서 정확히 뭘 해주는데」를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How(하우투) 는 고객의 지금 상태가 원하는 상태로 가는 단계입니다. 우리 제품이 뭘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 회사의 그 문제가 몇 단계를 거쳐 어떻게 풀리는지를 씁니다.

기능 나열과 실행 경로는 다릅니다. 고객이 도입한 뒤의 자기 모습을 그릴 수 있어야 그때부터 검토가 시작됩니다.

글로 다 설득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마지막은 겪게 하는 쪽이 낫습니다.

데모, PoC, 샘플 리포트. 「한번 해보시죠」가 잘 쓴 열 페이지보다 힘이 셉니다. 문서는 여기까지 오게 만드는 다리 역할이면 충분합니다.

글로 전부 설득하려고 하면 분량이 늘고, 분량이 늘면 아무도 끝까지 안 읽습니다.

다만 공공 입찰 제안서는 순서를 우리가 못 정합니다. 요청서 목차가 그대로 채점표입니다.

정리하면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Why로 공감을 만들고, What으로 신뢰를 만들고, How로 그림을 그리게 하고, 경험으로 확신을 만듭니다.

제안서를 처음 써 보는 분이라면 이 순서만 지켜도 「어, 잘 쓰네」 소리를 듣습니다. 반대로 넷 중 하나가 통째로 빠져 있으면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어딘가 허전한 문서가 됩니다.

방법론은 어디서 가져와도 됩니다. 이번에는 개발자들에게 배웠습니다.

AI로 초안을 만들기 전 고객사 자료와 확인할 질문을 나누는 방법은 AI 영업에서 제안서보다 먼저 할 일에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사 소개는 아예 빼야 하나요?
빼는 게 아니라 자리를 옮깁니다. 우리가 누구인지는 What(레퍼런스) 자리에서 근거로 쓰일 때 힘이 있습니다. 맨 앞에 두면 고객이 아직 자기 문제를 확인하기도 전에 남의 회사 이야기를 읽게 됩니다.
정해진 양식이 있는 입찰 제안서도 이 순서로 쓰나요?
양식이 고정된 경우에는 목차를 바꿀 수 없습니다. 대신 각 항목의 첫 문단을 Why로 엽니다. 항목 순서는 발주처가 정하지만 문단 안의 순서는 우리가 정합니다.
제안서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정답은 없지만 기준은 있습니다. 고객사 실무자가 이 문서를 그대로 윗선에 전달할 수 있는가입니다. 전달하기 전에 요약본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면 아직 긴 것입니다.

출처

  1. Diátaxis — A systematic framework for technical documentation autho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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