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에서 타겟 고객을 정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페르소나를 그리는 게 아닙니다. 내가 만나고 싶은 고객과 내가 잘 팔 수 있는 고객을 갈라놓는 것입니다. 둘은 자주 다른 사람입니다.
예전에 「가짜 영업 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관심도 없고 필요도 없는 곳에 메일을 수십 통 보내고, 반응 없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그래도 「열심히 했다」는 위안으로 하루를 닫는 영업. 그건 진짜가 아니라고 썼습니다.
공감한다는 연락을 여럿 받았습니다. 그래서 한 발 더 들어가 봤습니다. 그럼 진짜 고객은 누구인가.
타겟 고객 설정은 왜 대기업부터 떠올리게 되나요
타겟 고객을 정할 때 대기업부터 떠올리게 되는 건 성과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업을 막 시작한 분들에게 어떤 고객을 가장 만나고 싶냐고 물으면 답이 거의 같습니다.
- 대기업이요
- 누구나 들으면 아는 곳이요
- 매출이 큰 회사요
- 한 번만 계약해도 숫자가 확실히 잡히는 곳이요
그 마음을 압니다. 눈에 띄는 고객을 원하는 건 자기 성과를 눈에 띄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나고 싶은 것과 잘 파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큰 회사일수록 결정하는 사람이 여럿이고, 그중 한 명만 나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일이 멈춥니다.

잘 팔 수 있는 고객은 어떤 사람인가요
말이 통하는 고객입니다.
누구나 그런 고객이 하나쯤 있습니다. 내가 던진 문제를 바로 알아듣는 사람, 이야기를 꺼내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그거 저희도 고민이에요」라고 받아주는 사람.
이런 고객과의 대화는 영업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같이 문제를 푸는 일에 가깝습니다.
반대쪽도 있습니다. 매번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고, 설명이 끝나도 서로 다른 그림을 보고 있는 경우입니다. 그 고객이 나쁜 게 아닙니다. 아직 내 고객이 아닌 것뿐입니다. 지금 살 생각이 없는 쪽이 어느 시점에 시장으로 나오는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
타겟 고객을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미 우리를 쓰고 있는 고객 한 분을 직접 만나는 것입니다.
복잡한 이론이나 도구는 필요 없습니다. 뭔가 막혀 있다면 다른 걸 하지 말고 지금 당장 한 분을 만나 이것들을 물어보세요.
- 우리를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 그 경로에서 무엇을 보고 겪으셨는지
- 처음에 마음에 걸렸던 건 무엇이었는지
- 그래도 우리를 고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 같이 일하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첫 번째 질문의 답이 한곳에 몰리면 그게 우리 채널입니다. 답이 전시회나 박람회로 몰린다면 그 자리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부터 다시 봅니다.
이 대화 하나가 보고서 백 장보다 정확합니다. 그 이야기 안에서 내가 진짜 잘 팔 수 있는 고객의 얼굴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고객을 이해한다는 건 무엇을 아는 건가요
정보를 아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하루와 걱정을 같이 보는 것입니다.
- 인사 담당자는 채용보다 평판이 나빠지는 걸 더 걱정할 수 있습니다
- 마케터는 트래픽보다 상사에게 보고할 숫자에 더 예민할 수 있습니다
- 스타트업 대표는 기능보다 타이밍을 더 중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알게 됩니다. 내가 잘 팔 수 있는 고객이란 문제를 나와 같은 눈으로 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고객을 깊이 알수록 타겟은 넓어지지 않고 좁아집니다. 좁아지는 게 맞습니다. 명확해졌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무엇부터 하면 되나요
복잡한 타겟팅 이론은 잠시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말이 통하는 고객에게 먼저 집중하세요. 그 자리에서 세일즈는 훨씬 단순해지고, 훨씬 진짜에 가까워집니다.
모든 기업이 우리 고객은 아닙니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만날 사람이 정해집니다.
같은 고객에게도 우리를 어느 칸에 놓이게 할지는 따로 정하는 일입니다. 비교 대상이 달라지면 예산 출처가 바뀝니다.
좁힌 고객이 실제로 들어왔을 때 영업이 그 리드를 받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건 리드 스코어링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에서 갈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 타겟 고객을 좁히면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요?
- 좁히는 건 남은 고객을 버리는 게 아니라 말을 거는 순서를 정하는 일입니다. 잘 통하는 쪽에서 먼저 사례가 나오면 그걸 들고 다음 층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순서 없이 전부 두드리면 어느 쪽에서도 사례가 안 쌓입니다.
- 아직 고객이 한 명도 없으면 어떻게 정하나요?
- 만나본 사람 중에 대화가 제일 쉬웠던 쪽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계약까지 안 갔어도 상관없습니다. 내 설명을 가장 적게 해도 되는 자리가 어디였는지가 단서입니다.
- 페르소나를 만드는 건 필요 없나요?
- 만들어도 됩니다. 다만 페르소나는 고객을 만나고 나서 정리하는 도구지, 만나기 전에 상상으로 채우는 서류가 아닙니다. 나이와 소득부터 적기 시작하면 대개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