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를 5개월 넘게 이어간 지인의 비결은 뒷담화였습니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영어로 풀고 있었어요. 고집쟁이, 아부쟁이, 목소리만 큰 사람.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영어로 하려니 모르는 단어가 계속 나왔답니다. 문장을 만들어 검수받고, 외워서 입으로 내뱉을 때 쾌감이 컸다고 하더군요.
출퇴근 지하철에서도, 주말 카페에서도 그렇게 공부했습니다. 영어로 하고 싶은 말이 생길 때마다, 공부할 이유도 생긴 셈입니다.
영어 공부한다는 말만 듣고 넘길 뻔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지인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넘기려 했습니다. 예전에도 늘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이번에도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눈빛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그 영어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뭐야?”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한 번 더 물었더니 뒷담화라는 답이 나온 거예요.
제가 알고 있던 건 그 사람이 영어 공부를 한다는 사실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예전에도 들어본 이야기라는 이유로, 이번에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계속하는지 듣기도 전에요.
그 지인에게 필요한 동기부여 방법을 제가 설명할 자리는 없었습니다. 이미 자신을 움직이는 이유를 찾아, 5개월 넘게 하고 있었으니까요.
나는 돈보다 재미에 움직이는데, 다른 사람은요?
저를 가장 크게 움직이는 것도 재미입니다. 돈보다 재미가 더 중요한 사람이에요. 돌고래를 좋아하는 이유에도 유희를 할 줄 안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런 제가 다른 사람의 동기부여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순간을 재미있어하는지 모르고 있다면 좀 이상한 일이지요.
목표를 이루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설명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좋은 결과를 원한다는 것과, 그 일을 내일도 하고 싶다는 마음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말은 익숙했지만, 지인이 문장을 만들어 내뱉을 때 느낀다는 쾌감은 물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보상이 상대에게도 같은 크기로 느껴질 거라는 생각부터 조심하고 싶습니다. 제게 재미가 크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돈이나 안정감보다 재미가 앞설 거라고 정할 수는 없고요.
이 경험을 팀원과 일하는 장면에 가져온다면, 제가 궁금한 것은 그 사람이 목표를 얼마나 크게 말하느냐보다 일을 하면서 어느 순간에 마음이 가느냐입니다.
팀원의 동기부여, 어떤 질문부터 해볼까요?
제가 팀원과 이야기한다면 먼저 “최근에 이 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재미있었던 순간이 언제였어요?”라고 묻고 싶습니다.
답이 나오면 그 장면을 더 듣고 싶습니다. 무엇을 할 때였는지, 그중 어느 부분이 좋았는지요. 제가 생각한 ‘재미있는 업무’ 목록을 먼저 내밀면 다시 제 취향을 권하는 대화가 될 테니까요.
가령 제안서를 쓰는 일에서 고객의 문제를 알아가는 과정이 좋다고 답한다면, 자료 양식을 채우는 시간과 고객을 알아보는 시간을 나눠 볼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직접 설명하며 상대 반응을 보는 일이 좋다면, 같은 제안서를 가지고도 맡아보고 싶은 부분이 다를 수 있겠죠.
이 대화 뒤에는 바꿔볼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싶습니다. 결과물과 기한은 분명히 두되, 조사 순서나 설명 방법처럼 본인이 골라볼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겁니다. 다음에 이야기할 때는 그 방식이 어땠는지 다시 듣고요.
재미있었던 순간이 없다고 답할 수도 있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도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질문만 부드러워졌을 뿐일 겁니다. 일이 지나치게 많거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지도 함께 들어야겠지요.
제가 듣고 싶은 말
저는 하기 싫은 일을 재미있게 만들어서 동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영업이나 마케팅의 스킬을 이야기할 때도 그 방법이 왜 통하는지, 그 안에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궁금합니다.
목표도 방법도 알고 있는데 도무지 손이 안 가는 일이 있잖아요. 그럴 때 같이 이야기하다가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고객을 다시 만나볼 이유든, 팀원에게 다른 질문을 해볼 마음이든요.
제가 듣고 싶은 말입니다.
팀원들이 움직이지 않아 답답하거나, 나부터 일의 재미를 잃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부터 이야기해 주세요. 의욕을 더 내라는 말부터 꺼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이 글에서 말하는 동기부여 방법은 무엇인가요?
- 상대가 계속하게 되는 재미를 대화에서 찾는 것입니다. 영어 공부를 하는 지인에게 계기를 거듭 물었더니, 스트레스를 영어로 표현하는 과정이 공부를 이어가는 이유였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 영어 공부를 5개월 했다는 것은 누구의 경험인가요?
- 제가 2024년 7월에 쓴 글에 나오는 지인의 경험입니다. 회사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영어로 표현하며 당시 5개월 넘게 공부했다고 들었습니다.
- 팀원의 의욕이 없어 보이면 무엇부터 물어보나요?
- 이 글에서 제안하는 질문은 최근 그 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재미있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입니다. 답이 없다면 사람의 의지를 평가하기 전에 업무 방식에서 바꿔볼 여지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 팀원이 재미있다고 하면 목표나 기준도 바꾸나요?
- 목표와 필요한 결과를 분명히 두고, 그 안에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자는 제안입니다. 모든 일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거나 재미가 업무 조건을 대신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 어떤 고민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나요?
- 하기 싫은 일이 쌓였거나 팀원들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 고민하는 사람과, 일의 의미와 바꿔볼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레브옵스의 미션은 그런 판단과 경험을 다른 사람도 써볼 수 있게 남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