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커뮤니케이션

목표 설정 방법, SMART를 써도 팀이 안 움직이는 이유

목표 설정을 SMART 형식으로 잘 해도 팀원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목표 문장의 형식이 아니라 해상도와 수락 여부가 갈림길입니다. 「업계 1위」와 「이번 분기 응답 30% 단축」이 팀원에게 어떻게 다르게 도착하는지 정리했습니다.

백세명
백세명 RevOps 리더

영업 15년. 국내 SaaS 매출 20배 · SDR/BDR 조직 0에서 설계 · 세일즈 프로세스 시스템화. 축산 연구원에서 생명보험·공공입찰·SaaS로. 삼성SDS·한국예탁결제원 사내 세미나 연사.

세계지도와 노선도 비교 — 같은 목적지를 가리키지만 출발점을 알려주는 쪽은 하나뿐

부산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세계지도를 펼쳐 주면 어떻게 될까요. 지도는 멋지고 방대한데, 정작 지금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조직의 목표도 같은 방식으로 실패합니다. 목표 문장은 잘 썼는데 팀원이 이번 주에 무엇을 바꿔야 할지 모르는 상태. 형식이 아니라 해상도의 문제입니다.

세계지도와 노선도 비교 — 같은 목적지를 가리키지만 출발점을 알려주는 쪽은 하나뿐

목표 설정에서 해상도가 무슨 뜻인가요

목표가 가리키는 지점이 얼마나 가까운지를 말합니다. 같은 목적지라도 세계지도로 보여주면 출발점이 안 보이고, 노선도로 보여주면 첫 발을 뗄 수 있습니다.

「10년 안에 업계 1위」와 「매출 몇천억」은 세계지도입니다. 방향은 맞지만 오늘 무엇을 다르게 할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번 분기 문의 고객 응답 속도를 30% 줄이자」는 부산행 KTX 시간표입니다. 구체적이고, 누구든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세계지도형 목표노선도형 목표
예시10년 안에 업계 1위 · 매출 3천억이번 분기 응답 속도 30% 단축
기간여러 해한 분기 이내
팀원이 아는 것회사가 어디로 가려는지월요일에 무엇을 바꿀지
빠지는 것출발점과 경로전체 방향
쓰는 자리채용·투자·대외 커뮤니케이션주간 회의·원온원

🔴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닙니다. 방향 없는 숫자는 잡무처럼 느껴지고, 숫자 없는 방향은 구호로 들립니다. 방향 하나 옆에 이번 분기에 움직일 숫자 하나를 같이 둡니다.

SMART 기준을 지키면 충분한가요

부족합니다. SMART는 목표 문장이 잘 쓰였는지 보는 점검표이고, 그 문장이 사람에게 도착하는지는 보지 않습니다.

네이버에서 「목표 설정」을 검색하면 상위가 대부분 목표설정이론과 SMART 기준 설명입니다. 형식을 다루는 자료는 이미 충분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막히는 지점은 형식 뒤에 있습니다. 측정 가능하고 기한도 붙은 목표를 줬는데 팀원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Locke와 Latham은 1960년대부터 목표와 성과의 관계를 연구했고, 2002년 논문에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는 쉬운 목표, 목표가 없는 경우, 심지어 「최선을 다하라」고 독려하는 추상적인 목표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성과를 낸다.”

여기서 중요한 건 「구체적」 옆에 붙은 「어려운」입니다. 쉽고 구체적인 목표는 SMART를 통과하지만 성과를 끌어올리지 못합니다.

잘 쓴 목표인데 팀이 왜 안 움직이나요

목표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Locke와 Latham(2006)은 목표가 작동하려면 세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 목표 수락(goal acceptance) — 팀원이 그 목표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는가
  • 충분한 능력 — 지금 역량으로 도달 가능한 경로가 있는가
  • 상충하는 목표의 부재 — 다른 지시가 이 목표를 막고 있지 않은가

목표가 작동하는 세 조건 — 목표 수락·충분한 능력·상충 목표 없음

세 번째가 자주 걸립니다. 신규 발굴 건수를 두 배로 올리라고 하면서 기존 고객 응대 시간은 줄이지 말라고 하면, 두 목표가 서로를 무효화합니다. 팀원은 둘 중 무엇을 버려도 지적받으므로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2002년 논문은 목표 달성을 좌우하는 조절 변수로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 목표 달성으로 기대되는 결과의 중요성, 자기효능감(자기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한 약속을 통한 몰입입니다.

세 번째가 눈에 걸립니다. 약속은 상대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목표를 지시로 받으면 약속이 아니고, 대화로 합의하면 약속이 됩니다.

목표가 수락됐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팀원에게 목표를 자기 문장으로 되풀어 말하게 해 보는 것이 가장 싼 방법입니다. 그대로 복창하면 아직 전달만 된 상태고, 자기 일의 언어로 바꿔 말하면 수락된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분기 응답 속도 30% 단축」을 두고 팀원이 이렇게 말한다면 수락된 쪽입니다.

“지금 문의가 들어오면 제가 견적을 만들고 나서 답을 하니까 하루가 갑니다. 견적 없이 접수 확인만 먼저 보내면 30%는 줄어들 것 같은데, 그렇게 해도 되나요?”

목표를 자기 업무 순서로 번역했고, 막히는 지점을 되물었습니다. 그 되물음이 수락의 증거입니다.

또 하나 눈에 보이는 신호가 있습니다. 세일즈 구성원이 외부 고객 미팅을 마치고, 리뷰받을 시간을 기대하며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지 아니면 자꾸 미루고 싶어하는지. 미루는 쪽이면 목표가 아직 그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목표와 피드백이 만납니다. Locke와 Latham(2002)은 목표와 피드백은 서로 깊이 얽혀 있고, 함께 쓸 때 더 효과적이라고 정리했습니다. 같은 피드백이 성장으로 들리는지 지적으로 들리는지는 원온원에서 갈립니다. 다만 「최선을 다하라」식 독려가 왜 역효과인지는 주의가 어디에 머무는가로 설명됩니다.

매니저는 늘고 리더는 사라진다는 말

얼마 전 동료와 점심을 하다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요즘은 리더는 사라지고 매니저만 늘어나는 것 같아요.”

성과를 추적하고 KPI를 관리하고 결과를 내는 기술은 넘칩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며 그 길을 동행하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구분을 목표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목표를 관리한다목표를 건넨다
대화의 시작「진도 몇 퍼센트입니까」「어디가 막혀 있습니까」
숫자의 용도달성 여부 판정경로 수정
목표가 안 될 때원인을 사람에게서 찾는다경로에서 먼저 찾는다
남는 것보고 체계다음에도 가져오는 습관

⚠️ 오해를 하나 정리하면, 추적을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닙니다. 추적만 남고 방향이 없으면 팀원 입장에서 목표가 감시 도구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목표를 건넬 때 흔히 하는 실수 네 가지

  • 연간 목표 하나로 분기를 운영한다 — 세계지도만 있고 노선도가 없는 상태입니다. 분기에 움직일 숫자는 매출에서 거꾸로 쪼개 만듭니다
  • 목표를 회의에서 처음 공개한다 — 그 자리에서는 아무도 되묻지 않습니다. 합의할 시간이 없으면 수락도 없습니다
  • 쉽고 구체적인 목표로 채운다 — SMART는 통과하는데 성과는 안 움직입니다. Locke & Latham의 「어려운」이 빠진 경우입니다
  • 상충하는 지시를 같이 준다 — 팀원은 둘 다 지키려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습니다

이번 주에 해 볼 수 있는 것

목표 체계로 OKR을 검토 중이라면 같이 하는 일과 혼자 하는 일을 먼저 갈라 두십시오. 도구를 고르는 일과 전달하는 일은 별개입니다. 거창한 제도가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 팀에 걸려 있는 목표 하나를 골라 두 가지만 확인합니다.

  1. 이 목표에서 이번 분기에 움직일 숫자 하나를 말할 수 있는가
  2. 팀원이 그 숫자를 자기 업무 순서로 바꿔 말할 수 있는가

둘 중 하나라도 안 되면 목표가 아직 세계지도 상태입니다. 그때 필요한 건 더 멋진 비전이 아니라 부산행 시간표 한 장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목표 설정에 SMART 기준을 쓰면 충분한가요?
SMART는 목표 문장의 형식을 점검하는 도구입니다. 형식이 맞아도 팀원이 그 목표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Locke와 Latham은 목표가 작동하는 조건으로 수락·능력·상충하는 목표의 부재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하나요, 도전적이어야 하나요?
둘 다입니다. Locke와 Latham(2002)은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가 쉬운 목표나 목표가 없는 경우, 「최선을 다하자」 같은 추상적인 목표보다 성과가 유의미하게 높다고 정리했습니다.
「업계 1위」 같은 목표는 쓰면 안 되나요?
방향으로는 씁니다. 다만 그것만 주면 팀원은 이번 주에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방향 옆에 이번 분기에 움직일 숫자 하나를 같이 둡니다.
팀원이 목표를 받아들이지 않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목표를 되풀어 말해 보게 하면 드러납니다. 자기 문장으로 바꿔 말하지 못하면 아직 수락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고객 미팅 후 리뷰를 받으러 오는지 미루는지도 신호입니다.
목표를 몇 개까지 두는 게 좋나요?
개수보다 상충 여부가 먼저입니다. 신규 발굴을 늘리라면서 기존 고객 응대 시간도 줄이지 말라고 하면 두 목표가 서로를 막습니다. 상충하는 목표는 하나를 내려놓습니다.
목표에 피드백은 얼마나 자주 붙여야 하나요?
정해진 주기보다 목표와 같은 단위로 붙이는 편이 낫습니다. 분기 목표에 연 1회 피드백을 붙이면 목표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Locke와 Latham은 목표와 피드백을 함께 쓸 때 효과가 커진다고 봤습니다.

출처

  1. Locke & Latham, Building a Practically Useful Theory of Goal Setting and Task Motivation (2002)
  2. Locke & Latham, New Directions in Goal-Setting Theory (2006)
  3. SMART 기준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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