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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연말 인사, 얼굴만 보고 오는 방문 순서

거래처 연말 인사는 문구보다 얼굴입니다. 명함첩에서 기존 고객과 올해 놓친 고객을 추리고, 연락·만남 두 줄로 적고, 회의실에서 3시간 전화를 돌려 10초라도 얼굴을 보러 갑니다. 그 자리에서는 제안서를 꺼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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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명
백세명 RevOps 리더

영업 15년. 국내 SaaS 매출 20배 · SDR/BDR 조직 0에서 설계 · 세일즈 프로세스 시스템화. 축산 연구원에서 생명보험·공공입찰·SaaS로. 삼성SDS·한국예탁결제원 사내 세미나 연사.

연말에 다시 연락할 고객 세 무리를 연락했나·만났나 두 칸으로 체크하는 연말 인사 리스트 표

「마침 다음 주에 그쪽 갈 일이 있어서요. 잠깐 들러서 인사만 드리고 가도 될까요? 얼굴만 한 번 보시죠~」

거래처 연말 인사는 이 전화 한 통으로 시작해서, 직접 가서 얼굴만 보고 오는 것으로 끝납니다. 저는 주니어 때 매년 연말 마감을 끝내면서 딱 하나만 했습니다. 그냥 사람만 만나고 다녔어요. 하루에 8~10명, 미친 듯이 약속 잡고 돌아다녔습니다.

연말에 다시 연락할 고객 세 무리를 연락·만남 두 칸으로 체크하는 리스트

거래처 연말 인사는 왜 직접 가서 하나요

계약서 들고 간 것도 아니고, 새 제안서 들고 간 것도 아니고, 그냥 얼굴 보고 인사만 하고 왔습니다. 지금은 그때만큼은 못 하지만, 다시 주니어로 돌아간 심정으로 요즘 또 일정 꽉꽉 채우면서 틈틈이 연락을 돌리는 중입니다. 개바쁩니다. 근데, 할 만합니다.

이거 하면요, 영업인으로서 자존감이 올라가고, 예상치 못한 소개가 슬슬 나오고, 내년 초반 계획이 사람 단위로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엑셀, 슬라이드, 전략 회의도 다 좋은데 연말에 이거 한 번 적나라하게 해 보자는 겁니다.

연락이 끊긴 사람에게 다시 연락하는 일을 따로 연구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 경영학자 대니얼 레빈(Daniel Z. Levin) 연구팀은 2011년 Organization Science 논문에서 예전에는 알았지만 지금은 연락이 끊긴 관계를 휴면 관계(dormant ties)라고 불렀습니다. 그동안 인맥 연구는 관계를 계속 관리해야 가치가 남는다고 봐 왔는데, 이 연구는 반대 결과를 냈습니다. 경영자 과정 학생들에게 중요한 업무 프로젝트를 놓고 연락이 끊긴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게 했더니, 지금 자주 연락하는 사람에게 구했을 때와 비교해 결과가 좋은 편이었습니다. 예전에 가까웠던 사이는 다시 연결했을 때 새로운 정보, 빠른 소통, 신뢰, 서로 아는 관점을 한꺼번에 줬다고 정리했습니다.

명함첩 속 「올해 한 번도 연락 안 한 거래처」가 이 휴면 관계입니다. 제가 겪은 「예상치 못한 소개」도 같은 방향의 이야기입니다.

연말에 누구에게 먼저 연락하나요

먼저 리멤버, 연락처, 명함첩부터 까 보세요. 아마 누군지도 모를 연락처가 겁나 많을 거고, 언제 왜 저장했는지도 기억 안 날 겁니다. 다 괜찮습니다. 우선은 생각나는 사람들부터 추리면 됩니다.

  • 기존 고객 — 올해 수주했던 고객이든 예전 고객이든, 이때 핑계 대고 얼굴 보는 겁니다
  • 예전에 제안은 했는데 수주까지 못 간 곳
  • 올해 「거의 될 뻔하다가」 못 된 곳 (여긴 필수)

특히 올해 수주 못 한 고객 리스트는 리스트 맨 위에 올려두세요. 놓친 딜을 사유별로 묶어서 언제 다시 연락할지 정하는 방법은 영업전략 수립, 놓친 딜부터 모으는 이유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연락 리스트는 어떻게 적나요

엑셀 장인처럼 만들 필요 없습니다. 그냥 이렇게만 체크해도 충분합니다.

확인할 것적는 값
연락했냐했다 / 안 했다
만났냐만났다 / 안 만났다

딱 이 두 줄입니다. 이 정도만 적어도 내가 누구에게 손을 아예 안 내밀고 있었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위 도식처럼 세 무리를 행으로 놓고 두 칸만 채우면 됩니다.

거래처 연말 인사 전화는 뭐라고 거나요

그 다음이 이 작업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날 하나 잡고, 회의실 하나만 빌리세요. 3시간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그냥 주구장창 전화만 하세요.

「뭐라고 전화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라고 하신다면, 멘트 하나 드리겠습니다.

「지난밤 꿈에 ○○○님 나오셨습니다. 혹시 좋은 일 있으려나 해서 전화 한 번 드렸습니다.」

웃으면서 한 번 던져 보세요. 연말에는 이런 농담 섞인 연락, 다 받아줍니다. 핵심은 완벽한 멘트가 아니라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입니다.

전화 앞에서 망설이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레빈과 같은 연구팀이 2015년에 낸 후속 논문(호르헤 월터 외)에서 경영자들에게 휴면 관계 두 명에게 조언을 구하게 했는데, 가장 값진 재연결은 예전에 함께 보낸 시간이 적고 지위가 높으면서 믿을 만하고 도와줄 의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영자들은 그런 사람을 고르지 않았습니다. 다시 연락한다는 생각만으로 불안해져서 예전에 시간을 많이 보낸 편한 사람을 골랐다고 합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처음 거는 전화는 콜드콜 스크립트, 첫 7초에 넣는 문장과 빼는 문장에서 다뤘습니다. 연말 인사 전화는 이미 아는 사람에게 거는 전화입니다.

전화의 목적은 왜 만남 하나인가요

전화의 목적은 절대 영업 설명이 아닙니다. 딱 하나만 생각하세요. 「10초라도 얼굴을 보자.」

「마침 다음 주에 그쪽 갈 일이 있어서요. 잠깐 들러서 인사만 드리고 가도 될까요? 얼굴만 한 번 보시죠~」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약속을 꼭 어렵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당신을 여전히 중요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연말 인사 자리에서는 무엇을 하고 오나요

여기서 많이들 망가집니다. 진짜 얼굴만 보고 오세요. 그 자리에서 새 PT 꺼내고, 새 제안서 펼치고, 계약 얘기 꺼내지 마세요. 그냥 이 정도면 됩니다.

  • 안부 몇 마디
  • 올 한 해 수고하셨다는 말
  • 나도 힘든데 덕분에 괜찮았다는 말
  • 내년에도 꼭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여기에 작은 선물 하나 있으면 더 좋습니다. 내년 달력, 남아도는 회사 굿즈, 회사 로고 박힌 머그컵이나 볼펜, 노트 같은 것들요. 법카 있잖아요… 이럴 때 쓰면 됩니다.

그리고 진짜로, 그 이상은 하지 말고 나오세요.

연말까지 몇 명을 만나면 되나요

12월 남은 기간 동안, 기존 영업 팔로업 하는 거 빼고 추가로 이 작업만 해 봅시다. 연말까지 50명 만나기, 연초 인사 겸 연초에 50명 더 만나기. 도합 100명입니다.

이렇게 100명 얼굴 보고 나면 내년 먹거리가 어느 정도 준비되고, 「나 그래도 사람 좀 만났다」는 감각이 돌아오고, 내년 전략회의에서 엑셀 속 숫자보다 얼굴과 이름이 먼저 떠오를 겁니다. 사무실 밖에서 고객을 만나는 일이 영업이 안 풀릴 때 버티는 힘이 된다는 이야기는 영업 슬럼프, 사무실 안에서는 안 풀리는 이유에 썼습니다.

전략 회의보다 먼저 할 일

연말이 되면 전략 회의, 목표 설정, 조직 개편 이야기로 자꾸 뭔가 거창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집니다. 근데 주니어 때를 떠올려 보면 저는 이게 다였습니다. 그래도 KPI 다 초과 달성했었어요. 영업 실무자들이랑 대표님들은 우선 이거부터 하고 다니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략은 어차피 영업, 마케팅 리더들이 머리 싸매고 짜 줄 겁니다.

리멤버 까고, 명함첩 뒤지고, 리스트 만들고, 회의실 잡고, 전화하고, 그냥 얼굴 보고 오기.

자주 묻는 질문

거래처 연말 인사는 누구에게 먼저 하나요?
명함첩과 연락처에서 세 무리를 추립니다. 올해 수주했거나 예전에 거래했던 기존 고객, 제안은 했는데 수주까지 못 간 곳, 올해 거의 될 뻔하다가 못 된 곳입니다. 그중 올해 수주 못 한 고객을 리스트 맨 위에 올립니다.
연말 인사 전화는 뭐라고 하나요?
완벽한 멘트보다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지난밤 꿈에 ○○○님 나오셨습니다. 혹시 좋은 일 있으려나 해서 전화 한 번 드렸습니다」처럼 가볍게 열고, 「마침 다음 주에 그쪽 갈 일이 있어서요. 잠깐 들러서 인사만 드리고 가도 될까요?」로 만남만 잡습니다.
연말 인사 자리에서 제안서를 꺼내도 되나요?
꺼내지 않습니다. 새 PT, 새 제안서, 계약 얘기 없이 안부와 올 한 해 수고하셨다는 말, 내년에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만 전하고 나옵니다. 달력이나 회사 굿즈 같은 작은 선물이 있으면 더 좋습니다.
연락이 끊긴 거래처에 다시 연락해도 괜찮나요?
괜찮습니다. 대니얼 레빈 연구팀은 2011년 Organization Science 논문에서 연락이 끊긴 옛 관계에 업무 조언을 구했을 때 지금 연락하는 관계와 비교해 결과가 좋은 편이었고, 예전에 가까웠던 사이는 새 정보와 신뢰를 함께 줬다고 보고했습니다.

출처

  1. Daniel Z. Levin · Jorge Walter · J. Keith Murnighan, 「Dormant Ties: The Value of Reconnecting」 Organization Science 22권 4호 923~939쪽(2011). Crossref 공개 초록 확인 — 연락이 끊긴 관계(dormant ties)에 업무 프로젝트 조언을 구한 결과가 현재 관계와 비교해 좋은 편(「compared favorably」)이었고, 예전에 가까웠던 관계는 효율·새로움·신뢰·공유된 관점 네 가지를 모두 줬다. ⚠️ 논문 본문의 수치는 열람하지 않아 인용하지 않았다
  2. Jorge Walter · Daniel Z. Levin · J. Keith Murnighan, 「Reconnection Choices: Selecting the Most Valuable (vs. Most Preferred) Dormant Ties」 Organization Science 26권 5호 1447~1465쪽(2015). Crossref 공개 초록 확인 — 가장 값진 재연결은 함께 보낸 시간이 적고 지위가 높으며 믿을 만하고 도울 의향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경영자들은 다시 연락하는 데서 오는 불안 때문에 예전에 시간을 많이 보낸 사람을 골랐다. ⚠️ 본문 미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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