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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콜 영업, 리스트가 있는데 전화를 못 거는 이유

콜드콜 리스트도 있고 메시지도 준비됐는데 전화를 안 거는 팀이 있습니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결과가 다 보여서입니다. 부작위 편향으로 설명하고, 팀이 만드는 네 가지 핑계를 정리했습니다.

백세명
백세명 RevOps 리더

영업 15년. 국내 SaaS 매출 20배 · SDR/BDR 조직 0에서 설계 · 세일즈 프로세스 시스템화. 축산 연구원에서 생명보험·공공입찰·SaaS로. 삼성SDS·한국예탁결제원 사내 세미나 연사.

맑은 날과 구름 낀 날 비교 — 목표가 보이는 날은 나도 보이는 날

콜드콜 리스트가 손에 있습니다. 누구에게 뭐라고 말할지도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전화기를 못 듭니다.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결과가 다 보여서입니다. 맞으면 「왜 이제야 했냐」를 듣고, 빗나가면 「이렇게까지 셋업해줬는데 왜 못했냐」를 듣습니다.

맑은 날과 구름 낀 날 비교 — 목표가 보이는 날은 나도 보이는 날

데들리 블루가 무슨 뜻인가요

데들리 블루는 폭격기 승무원이 쓰는 말로, 하늘이 지나치게 맑은 날을 가리킵니다.

시야가 좋으니 목표가 선명합니다. 어디를 때릴지, 어떻게 날아갈지가 다 보입니다. 폭격수 입장에서는 최고의 조건입니다.

문제는 나도 그대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공포가 어디서 쏘는지 보이고, 내 궤적이 상대에게도 보입니다. 제대로 맞출 수 있는 날이면서 제대로 맞아 죽을 수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 죽기 좋은 날씨, 데들리 블루입니다.

세일즈에서 데들리 블루는 언제인가요

준비가 끝난 날입니다. 아래 네 가지가 다 갖춰진 상태를 말합니다.

  • 타겟 고객이 정리되어 있다
  • 콜드콜 리스트가 손에 들어와 있다
  • 상대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가 어느 정도 보인다
  • 우리 제품의 강점과 약점을 안다

여기까지 왔으면 더 생각할 단계는 지났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상태에서 팀이 가장 안 움직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오늘 누구에게 연락할지 알고,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감도 잡혔고, 실패하면 무슨 말을 들을지까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콜드콜 리스트가 있는데 왜 전화를 못 걸까요

행동해서 생긴 손해가 가만히 있어서 생긴 손해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부작위 편향(omission bias)이라고 부릅니다.

Baron과 Ritov는 1990년 예방접종 실험으로 이것을 보여줬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접종하지 않으면 병으로 죽을 수 있고, 접종하면 부작용으로 죽을 수 있다」는 상황을 주고 선택하게 했습니다.

결과가 이렇습니다. 참가자들이 접종을 택하게 된 최소 질병 사망률은 접종 부작용 사망률의 약 열 배였습니다. 열 배로 위험해질 때까지 가만히 있는 쪽을 골랐다는 뜻입니다.

Spranca와 Baron(1991)은 같은 현상을 다른 상황에서도 확인했습니다. 같은 나쁜 결과인데도 가만히 있어서 생긴 쪽을 덜 나쁘게 평가했습니다.

부작위 편향 — 가만히 있어서 생긴 손해는 덜 나쁘게 느껴진다

세일즈에 그대로 옮겨집니다. 전화를 걸어서 거절당하면 내가 한 행동의 결과입니다. 전화를 안 걸어서 분기를 놓치면 일어나지 않은 일입니다. 둘의 손해가 같아도 앞의 것이 더 아픕니다.

팀은 모호함을 일부러 만듭니다

준비가 끝난 날을 피하려면 하늘을 흐리게 만들어야 합니다. 팀은 그걸 아주 그럴듯한 문장으로 합니다.

실제로 나오는 말진짜 기능구분하는 질문
「좀 더 폭넓게 보죠」타깃을 넓혀 실패 책임을 분산넓히면 오늘 연락할 사람이 늘어나나, 줄어드나
「리서치를 조금만 더」착수를 미루면서 성실해 보임그 결과에 따라 리스트가 바뀌는가
「일단 인지도용 메일부터」거절이 눈에 안 보이는 채널로 대체답이 없을 때 거절인지 보류인지 알 수 있나
「이번 건은 파일럿이라」결과에 대한 면책 조항성공 기준을 미리 적었는가

⚠️ 네 가지 모두 그 자체로는 옳은 말입니다. 그래서 위험합니다. 구분은 내용이 아니라 타이밍으로 합니다 — 준비가 끝난 뒤에 나오면 지연이고, 준비 전에 나오면 설계입니다.

이 날씨에서는 죽지 않습니다. 거절도 덜 당하고 혼날 일도 적습니다. 대신 맞추지도 못합니다.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이미 있는 정보로 결정을 내려 주는 것입니다.

팀이 멈춰 있을 때 리더가 자료를 하나 더 얹으면 리서치가 두꺼워집니다. 필요한 건 반대입니다. 하늘을 억지로라도 걷어 주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 타겟이다. 오늘은 이 리스트를 끝까지 건드린다.”

구체적으로는 세 문장입니다.

  1. 대상을 못 박는다 — 「더 좁혀야 하나」를 오늘은 묻지 않는다
  2. 끝 지점을 정한다 — 「몇 통」 말고 「이 리스트 끝까지」
  3. 숨을 곳을 닫는다 — 오늘은 로그와 숫자로 대체 보고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이 제일 중요합니다. 날이 끝났을 때 맞지 못한 결과보다 끝까지 날아간 시도를 먼저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게 없으면 다음 맑은 날에 팀은 더 두꺼운 구름을 만듭니다.

아는 게 늘면 왜 덜 움직이게 되나요

실패의 모양이 선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주니어 때는 퍼널도 타겟 고객 정의도 몰랐습니다. 대신 만나보고 싶은 사람에게 용기로 연락했습니다. 거절당하면 아팠지만 다음 날 또 전화를 들었습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니 자책할 근거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훨씬 많이 압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기 전에 실패 시나리오를 다 그릴 수 있습니다. 그 그림이 손을 묶습니다.

아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아는 것을 착수를 미루는 근거로 쓰는 것이 문제입니다. 구분선은 하나입니다 — 이 지식이 오늘 할 일을 바꾸는가, 아니면 오늘 할 일을 미루는 이유가 되는가.

이번 주에 확인할 것

거창한 제도가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 팀에 걸려 있는 리스트를 놓고 두 가지만 봅니다.

  1. 이 리스트를 만든 뒤 며칠이 지났는가
  2. 그 사이 나온 말이 위 표의 네 문장 중 하나인가

둘 다 해당되면 준비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이미 맑은 날인데 구름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 필요한 건 「오늘은 이걸 끝까지 한다」는 한 문장입니다.

손이 풀린 다음에 필요한 건 첫 마디입니다.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는지는 콜드콜 스크립트 첫 7초에 정리했습니다.

같은 리스트를 누가 어떤 역할로 돌릴지는 아웃바운드 역할 분리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전화를 받는 쪽도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 고객이 안 움직이는 이유는 지금 이대로가 공짜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욕을 듣고 잡상인 취급을 받는 날이 쌓이면 손이 다시 굳습니다. 그 시기를 사무실 밖에서 버티는 방법은 영업 슬럼프, 사무실 안에서는 안 풀리는 이유에 따로 적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콜드콜을 안 거는 팀에게 목표를 더 주면 되나요?
목표가 없어서 안 거는 경우는 드뭅니다. 리스트와 메시지가 준비된 상태에서 멈춰 있으면 목표가 아니라 착수의 문제입니다. 숫자를 더 주면 리서치가 더 두꺼워집니다.
부작위 편향이 무슨 뜻인가요?
행동해서 생긴 나쁜 결과를 가만히 있어서 생긴 나쁜 결과보다 더 나쁘게 느끼는 경향입니다. Baron과 Ritov(1990)의 예방접종 실험에서 사람들은 질병 사망률이 접종 부작용 사망률의 약 열 배가 될 때까지 접종을 미뤘습니다.
리서치를 더 하자는 말은 언제 맞는 말인가요?
그 리서치 결과에 따라 누구에게 연락할지가 바뀔 때만 맞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같은 리스트를 돌릴 거라면 그건 리서치가 아니라 지연입니다.
콜드콜 대신 메일을 보내는 것도 문제인가요?
메일이 나쁜 게 아니라 거절이 눈에 안 보이는 쪽을 택한 것이 문제입니다. 답이 없으면 거절인지 보류인지 알 수 없어서 스스로를 탓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파일럿이나 실험이라고 붙이면 안 되나요?
범위를 좁히려고 붙이면 맞고, 결과에 대한 면책으로 붙이면 지연입니다. 구분하는 방법은 성공 기준을 미리 적었는지 보는 것입니다.
리더가 할 일은 무엇인가요?
오늘 무엇을 할지 대신 정해 주는 것입니다. 정보를 더 주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정보로 결정을 내려 팀이 모호함 뒤에 숨지 못하게 만듭니다.

출처

  1. Baron & Ritov, Reference Points and Omission Bias (1990·1994) — 예방접종 실험
  2. Spranca, Minsk & Baron, Omission and Commission in Judgment and Choice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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